글/HQ [쿠로켄] 소유욕 센린 2016. 4. 10. 23:18 모바일은 재생버튼 눌러주세요.쿠로켄 전력 주제 질투 오메가버스 AU미팅 했어, 쿠로.켄마에게 있어서 미팅이라는 단어는 거리가 전혀 좁혀질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켄마의 입에서 나온 미팅이라는 자체가 너무 부조화해 쿠로오는 들이키던 음료수를 기도로 넘기고 말았다. 얼굴 근육 하나 쓰지 않고 덤덤하게 내뱉은 켄마였지만 쿠로오의 반응에 당황한 듯 움직이는 화면에 집중시켰던 시선을 돌렸다. 흔하지 않은 오메가 성질을 띄고 태어난 켄마에게는 키가 작을 때부터 만남 제안이 많이 들어왔으나 게임이 아닌 이상 누구에게도 관심을 쏟지 않았던 켄마는 교복을 두르고 나이가 먹어가면서 그에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알파와의 만남을 승낙한 이유도 필요성을 감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언제나 함께 있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켄마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위화감의 정체가 드러났다. 엄마가 주선하셨어.아, 그래.순식간에 낮아진 온도를 느꼈지만 켄마는 그저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다. 나, 약속 있어. 알파와의 만남을 언급하며 가방을 챙겨들고 일어난 켄마에게서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하게 알파 냄새가 풍겼다. 많은 인파 안에 있었으나 쿠로오는 공허한 곳에 혼자 앉혀진 기분이었다. 켄마의 오메가 성질은 아주 작을 때부터 드러났다. 우성 집안인 쿠로오는 그런 켄마의 손을 이끌었다. 함께 배구를 시작하자며 공을 안겨 줬다. 운동을 시작한다고 오메가의 성질은 사라지지 않지만 켄마는 쿠로오의 자리에 쿠로오가 없어도 자신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켄마가 변할 수 있게 된 큰 영향은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쿠로오는 어른이 되면 켄마와 함께 할 것이라고 추측했고 상상했다. 들어오는 미팅과 만남들마다 선을 긋는 켄마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라고 확신했으나 켄마가 만남을 승낙하고 데이트까지 가진다는 사실에 여전히 도달조차 하지 못했다. 씨발. 나즈막히 욕을 읆조린 쿠로오는 가방을 손에 들었다.네코마 교복은 쉽게 눈에 들어왔고 켄마의 머리는 많은 인파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세 뼘 정도는 더 큰 남자와 다정하게 발을 맞추는 켄마에 속이 뒤틀렸다.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표현을 하는 건지 종종 고개를 옆으로 돌려 얼굴을 보는 켄마를 보고 있자니 몸 안의 모든 것들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이야기를 할 때 움직이는 화면에서 눈조차 떼지 않던 켄마의 손에는 현재 파란색을 띄는 물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을 가리고 낯을 가리고 인파가 많은 곳을 피해다니던 켄마는 복잡한 인파 속에서 옆의 알파와 자연스럽게 발을 맞추고 있었다. 손에 들었던 가방을 어깨에 고쳐맸다. 쿠로오의 긴 다리는 순식간에 켄마의 뒤로 몸을 옮겼다. 하지만 쿠로오는 켄마에게 손을 얹지도, 가벼운 인사조차 꺼내지 않았다. 익숙한 냄새에 고개를 돌린 켄마는 자신을 스쳐지나가는 쿠로오를 쉽게 볼 수 있었다.쿠로.이름을 꺼냈으나 쿠로오는 돌아보지 않았다. 능글맞게 입꼬리를 올리며 데이트나 제대로 하고 오라고 아는 척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싸늘한 온도에 우성 알파의 기운까지 풍겨오는 바람에 두려움을 느끼고 다리를 멈췄다. 우성의 기운은 같은 알파여도 느낄 수 있었다. 자신과 함께 데이트를 하는 작은 오메가가 아는 우성이라는 것 자체가 알파에게는 두려움이자 경계 대상이었다. 못이 박힌 듯 발을 떼지 못하는 켄마의 어깨를 팔 안에 가둔 남자는 상대가 불렀던 우성 알파가 사라진 곳을 경계했다. 알파는 오메가를 안정시킬 수 있었으나 우성의 페로몬은 안정보다는 복종이었다. 쿠로오는 알면서도 나를 지나치면서. 켄마의 떨림은 지속되었고 결국 데이트를 망쳐버린 켄마는 자신을 맴도는 우성의 페로몬에 그 후로도 약 세 시간을 오한에 떨어야만 했다.병신, 병신. 켄마에게 아는 척조차 하지 않고 지나치려는 건 사실이었으나 자신의 페로몬까지 뿌릴 생각은 없었다. 이상하게 속이 뒤틀리고 분노가 일어남에 있어 자신의 페로몬이 조금씩 새고 있다는 건 알았으나 켄마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뒤늦게 눈치를 챈 쿠로오가 급하게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자신의 페로몬으로 두려움에 떠는 켄마를 진정시키는 알파가 눈에 들어왔다. 문 앞에서 초인종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겨우 용기를 내 버튼을 눌렀으나 하늘은 쿠로오를 도와주지 않았다. 천천히 열린 문 앞에는 이불로 온몸을 감싼 켄마였다. 켄마, 저기.들어와.눈 앞에서 꺼지라고 욕을 뱉어도 모자를 판이지만 켄마는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쿠로오를 집으로 들였다. 켄마 특유의 단 냄새가 코 안으로 불시에 들어왔다. 오메가의 페로몬은 우성에게도 쥐약이었으나 단숨에 이성을 잃고 켄마를 범한다면 다시는 켄마의 머리카락조차 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며 허벅지를 꼬집었다. 침대에 몸을 웅크린 켄마의 노란색의 눈은 쿠로오를 원망하는 것처럼 보였다. 무릎을 접어 바닥에서 빌고 빌어도 모자랐다.켄마, 그게 내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나 헤어졌어.어?내가 네 이름 부르니까 헤어지자고 하더라. 많은 상황들이 있었겠지만 켄마의 눈동자는 쿠로오에게 박힌 채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켄마에게 두려움을 안긴 것도 모자라 그어버린 선을 끊고 처음 만나는 알파와의 만남조차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켄마를 향한 일방적인 소유욕이라는 것도 자신이 인식하고 있었으나 유치하게 반응할 생각은 없었다. 정신과 몸은 따로 놀았다. 쿠로오는 그렇게 판단하고 싶었다. 켄마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켄마보다 한참 낮아진 눈높이에 처음으로 쿠로오는 켄마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미안해, 켄마.미안하다는 말밖에 뱉어지지 않았다. 고의가 아니었다, 나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 정신이 이상했다라는 단어들이 조합되었지만 결국 입으로 뱉어낸 건 미안하다는 한 마디뿐이었다. 켄마의 노란색 눈은 여전히 쿠로오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에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욕을 쉴새 없이 뱉으며 차라리 주저앉아 울었으면 어깨가 가벼울 것 같았다. 쿠로오는 한참을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시선이 얽혔지만 오가는 문장들은 없었다. 긴 정적을 깨고 무릎을 핀 쿠로오는 가방을 어깨에 고쳐맸다. 쉬어 켄마. 평소처럼 입꼬리를 올리고 싶었으나 현재 자신의 표정이 어떤지 얼굴 근육으로도 느껴지지 않았다. 밀폐된 켄마의 방 안에서 달콤한 오메가의 페로몬이 강하게 돌고 있었다. 켄마의 눈동자는 집요하게 쿠로오를 좇았다. 쿠로오의 어깨가 돌아가는 순간 켄마의 목소리가 쿠로오의 소매를 낚아챘다.쿠로, 자고 가.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공백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글 > HQ'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츠하나] 포장지 (2) 2016.04.22 [쿠로켄] 독백 (0) 2016.04.18 [쿠로켄] 낙인 (1) 2016.04.03 [쿠로켄] 연인을 풀어주는 방법 (0) 2016.03.27 [오이이와] 마지막 악보 (0) 2016.03.26 '글/HQ' Related Articles [마츠하나] 포장지 [쿠로켄] 독백 [쿠로켄] 낙인 [쿠로켄] 연인을 풀어주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