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HQ [마츠하나] 포장지 센린 2016. 4. 22. 00:44 모바일은 재생버튼 눌러주세요.마츠하나 전력 주제 말뿐인 위로 케이크버스손가락이 입 속으로 사라졌다. 집요하게 핥는 혀 끝에 달콤한 향기와 함께 맛이 스며들었다. 당장이라도 손가락을 깨물고 싶었으나 마츠카와의 자제력은 다른 포크 이상으로 뛰어났다. 손가락을 쓸고 손바닥으로 입술을 옮긴 마츠카와는 혀 끝에 맴도는 달콤함에 눈꺼풀은 닫았다. 분홍 머리의 하나마키에게선 분홍색의 복숭아와 딸기 향이 났고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달콤했다. 하나마키와 함께 하는 그 일 초가 마츠카와에게는 천국이었고 최고의 시간이었다. 태어나서 다리가 길어지는 날까지 마츠카와는 '맛'이라는 것을 몰랐다. 모두가 맛있다며 눈매를 반달로 접지만 마츠카와 입에서는 그저 씹는 감도만 있는 어설픈 음식일뿐이었다. 하지만 포크라는 자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마츠카와는 얼굴에 가면을 쓰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아오바죠사이 고등학교에서 마츠카와는 생애 처음으로 달콤한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마츠, 그만.하나마키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손에서 입술을 떨어트린 마츠카와가 입맛을 다셨다. 이제부터 마츠카와에게 있어서 음식이라는 존재는 그저 자기를 포크라는 것을 숨겨줄 수 있는 큰 벽, 그리고 하나마키와 운동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수단일뿐이었다. 떨어지는 달콤한 냄새와 맛이 아쉬웠으나 과하면 누군가의 눈에 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하나마키는 항상 적당한 시간에 선을 그었다. 마츠카와가 포크라는 건 세이죠 배구부를 들어오자마자 알 수 있었다. 자신에게 꽂혀 움직이는 방법을 잊은 듯한 눈동자에선 욕망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마츠카와는 숨김 없이 하나마키 앞에서 포크라는 것을 밝혔지만 하마나키의 의사를 존중했다. 이후로 하나마키는 적당한 시간을 만들어 마츠카와의 혀 끝에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마츠, 가자.다른 부위는 어떤 맛이 날까, 히로.반쯤 감긴 눈과 나른한 목소리로 건네는 문장은 하나마키에게 치명적이었다. 케이크로 태어나고 포크의 위협을 받는 일은 일상이었다. 내 자신을 지켜줄 사람은 없다고 판단한 하나마키는 운동을 시작했고 180이 넘는 장정으로 성장했다. 냄새를 맡고 포크가 다가와도 180의 장정을 쓰러트려 잡아먹는 건 불가능이었다. 그렇게 몸을 지켰으나 다른 포크와는 달리 천천히 음미만 하며 자신과 눈을 맞추는 마츠카와에게 처음으로 케이크로서 먹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온몸을 마츠카와에게 맡겨 보고 싶은 충동까지 이르는 것을 하나마키의 작은 이성이 겨우 붙잡고 있었다. 어, 선배들, 안 가셨어요?킨다이치의 목소리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쿠니미와 리시브 연습을 하느라 남아있었다는 말에 마츠카와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 연습 열심히 하라며 둘러댄 하나마키는 마츠카와의 표정이 더 심각하게 변하기 전에 체육관에서 나왔다. 마츠카와의 불안함은 세상에서 딱 하나였다. 자신이 포크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 여전히 배구 연습에 집중한 일 학년들은 마츠카와가 포크인 것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괜찮아, 모를 거야.진짜 모를까.낮은 목소리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나마키의 어깨에 이마가 닿았다. 마츠카와와 함께 한 시간은 삼 년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하나마키는 마츠카와 옆에 살아있었다. 마츠카와가 포크라고 그래도 혐오스럽게 볼 사람은 없을 거라고 하나마키는 판단했다. 자신의 어깨에 놓인 머리를 감싸안았다. 괜찮다고 다독이는 목소리가 퍽 다정했다. 하나마키에게서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에 안정을 취했다. 코 안으로 느껴지는 냄새는 마츠카와에게 안정제였다. 고개를 든 마츠카와는 하나마키의 입술을 가볍게 핥았다. 진한 딸기맛이 혀 끝에서 맴돌았다. 여유를 찾은 모습에 하나마키도 입꼬리를 올렸다. 주말 연습이 있다며 메세지를 받은 아오바죠사이는 토요일에도 학교 교문으로 들어왔다. 연습을 하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포크에게만 풍기는 하나마키의 냄새는 마츠카와를 자극했다. 맛을 느낄 수 없는 음식들로 배만 채웠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기 위해, 그리고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냄새도 맛도 존재하지 않는 음식을 배 안에 억지로 밀어넣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하나마키의 냄새는 차원이 달랐다. 마츠카와의 눈은 공이 아닌 하나마키의 모습을 더 자주 눈에 담았다.맛층! 너 왜 집중 안 해!주장의 날카로운 말에도 능글맞게 입꼬리를 올렸다. 결국 집중하지 못하는 마츠카와 때문에 구멍이 뚫리는 경기에 타임을 외쳤다. 쉬는 시간 없이 연속으로 진행된 세이죠 안의 연습 경기에 지칠 대로 지쳐 바닥에 드러눕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물을 식도로 넘긴 마츠카와는 급하게 하나마키의 손목을 붙잡고 탈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닫아 빛까지 차단된 어두운 곳에서 하나마키의 냄새만이 가득하게 공기를 타고 퍼졌다. 목에 입술을 묻고 진득하게 핥아올리자 혀 끝에 맴도는 상큼함에 소름이 돋았다.마츠, 미쳤, 아.깨물어 피를 내지는 않았다. 그저 혀로 핥아 맛만 보고 싶다는 아이처럼 굴었다. 빈 체육관이 아닌 모두가 있는 곳이었다. 하나마키는 마츠카와가 왜 이런 모험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마츠카와의 진한 움직임에 어느 새 몸을 맡긴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입술이 떨어지자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렸다. 어두움에 마츠카와의 형체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나마키의 어깨가 묵직해졌다. 이마를 댄 마츠카와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밀폐된 공간에 퍼진 향기는 마츠카와에게 천국이자 지옥이나 다름없었다.먹고 싶어.처음으로 먹고 싶다고 내뱉었다. 하나마키는 두려음과 함께 이유 모를 쾌감에 휩싸였다. 이성과는 다르게 먹어 버리라는 말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급히 막았다. 어두운 탈의실에 마츠카와의 숨소리만 귀 안으로 파고들었다. 어깨가 가벼워지는 느낌과 동시에 팔 부근에 강한 통증이 몰려왔다. 물었다. 처음으로 마츠카와가 물었다. 소리를 지를 수는 없었다. 하나마키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깨문 자국을 핥는 느낌이 더 선명했다. 마츠카와의 혀 끝에 닿은 핏방울은 무엇보다 달콤했다.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선배! 그만 나오시래.......킨다이치의 습격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나마키의 팔을 이빨 안에 가둔 마츠카와와 눈이 마주친 킨다이치의 눈동자는 당황에서 혐오로 서서히 바뀌어갔다. 천천히 입술을 뗀 마츠카와는 킨다이치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당황한 사람은 하나마키였다. 마츠카와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어깨를 돌려 그만 나오라는 말과 함께 네트로 들어간 킨다이치의 뒷모습이 처음으로 두려웠다. 마츠카와의 표정만으로도 온도가 낮아졌다. 탈의실에서 벗어난 마츠카와에게 쏟아지는 시선에 하나마키가 더 당황스러웠다. 네트로 향하는 게 아닌 체육관 밖으로 나가버리는 마츠카와를 그 누구도 불러세우지 않았다. 네트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맛키, 너 먹힐 뻔 했다며!오이카와가 떠는 호들갑은 최악이었다. 마츠카와가 포크라는 걸 어떻게 숨겼는지 배구를 하는 네트 안에서 나누는 주제는 형편없었다. 킨다이치는 자신이 하나마키를 살렸다는 묘한 쾌감에 휩싸인 것 같았다. 먹으려는 게 아니었다고 해도 안 먹힐 것이다. 포크라는 존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샀으니까. 급하게 몸을 돌려 마츠카와가 나간 발자국을 따랐지만 이미 어디에도 마츠카와의 흔적은 없었다. 마츠카와는 근 삼 년을 참았다. 하나마키와 만나는 날부터, 지금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씹어먹고 싶어하는 것을 참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게 전부였다. 마츠카와는 듬직한 세이죠 기둥에서 혐오스러운 식인종으로 변해버렸다. 하나마키는 마츠카와를 향해 달렸다. 어디에 있는지 모를 마츠카와를 향해 다리를 재촉했다. 번호를 눌렀지만 울리는 통화음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여자의 안내음이 전부였다. 음성메세지를 남겼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마츠카와는 일주일이나 학교를 결석했다. 빈 자리로 남아버린 마츠카와의 자리는 이미 포크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배구부만 알아도 되는 사실을 아오바죠사히 모든 학년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거기서 하나마키는 포크에게서 탈출한 위대한 케이크로 왜곡되어 있었다. 하나마키는 마츠카와의 혀가 지나간 자리를 기억했다. 틈만 나면 자신을 찾던 마츠카와의 따뜻한 감촉이 피부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포크가 없는 생활은 생각보다 평범했고 마츠카와의 자리는 너무나도 허전했다. 집, 학교, 체육관을 기계처럼 다녔고 고등학교 삼 학년이라는 지위에 쫓겼다.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우면 머리를 지배하는 건 마츠카와의 감촉이었다. 찾고 싶었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커다란 시험을 눈 앞에 둔 지금 하나마키의 정신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버렸다. 하나마키.그토록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귓바퀴를 맴돌았다. 고개를 들자 그렇게 눈에 담고 느끼고 싶었던 마츠카와가 하나마키 앞에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기며 마츠카와의 혀 끝에 자신의 피부를 대고 싶었다. 머리와 반대로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발은 땅에 붙은 듯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츠카와도 하나마키의 이름만 불렀을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마츠카와.거기까지야, 우리.삼 년을 참았어. 모두에게 이야기하면.넌 포크를 여전히 모르는구나.그건 포크를 두 번 죽이는 거야, 히로. 케이크의 입장으로 생각했다. 하나마키는 자신이 먹히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마츠카와를 보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했다. 지금까지 마츠카와에게 전달했던 모든 말들이 겉으로만 감싼 포장지가 되어버렸다. 진심을 담아 괜찮을 것 같았고 케이크가 멀쩡히 숨을 쉬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포크에게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고 세상은 포크를 받아드리지 않았다. 진심으로 위로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겉만 감싼 포장지였다. 하나마키의 볼에 마츠카와의 큰 손이 다가왔다. 여전히 따뜻한 온기에 하나마키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잡을뻔 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먹어버릴걸.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먹힐걸. 피부에서 멀어지는 감촉을 잡지 못했다. 어둠으로 사라지는 마츠카와는 이제 자신을 숨기며 포크로서의 삶을 살아가겠지. 커다란 등판이 왜소하게 보였다. 당장이라도 마츠카와의 입에 넣어주고 싶었으나 생각과 몸이 분리된 듯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물은 쉴새없이 볼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몸은 마츠카와를 잡지 않았다. 자신의 포크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하나마키는 결국 자리에 주저않아 소리내어 울부짖었다. 여전히 케이크들은 사라지고 먹힌다. 여기저기서 케이크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는 잊을만 하면 다시 세상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자신의 몸을 보호할 줄 아는 케이크가 늘어났지만 포크의 집착은 케이크가 여전히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마츠카와가 사라졌지만 하나마키는 포크의 위협을 받은 적이 없었다. 184의 건장한 남고생이라는 타이틀 안에서 자신이 보호가 된다고 생각했다. 홀려 다가오는 포크들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었다. 자신이 미치도록 약해지기 전까지 하나마키는 자신의 몸을 지킬 생각이었다. 먹히지 않고 제 명에 살다가 죽는 소박한 꿈을 키웠다. 자신의 포크가 다시 돌아온다면 케이크로서가 아닌 포크의 입장으로 양팔을 벌릴 생각이었다. 포장지가 아닌 영혼으로.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공백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글 > HQ'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츠하나] 아모르파티(amor fati) (0) 2016.04.29 [쿠로켄] 오늘부터 우리는 (0) 2016.04.24 [쿠로켄] 독백 (0) 2016.04.18 [쿠로켄] 소유욕 (1) 2016.04.10 [쿠로켄] 낙인 (1) 2016.04.03 '글/HQ' Related Articles [마츠하나] 아모르파티(amor fati) [쿠로켄] 오늘부터 우리는 [쿠로켄] 독백 [쿠로켄] 소유욕